용어집

완서법(Understatement)

무언가를 실제보다 덜 중요한 것처럼 일부러 줄여 말하는 수사법이에요.

마지막 업데이트

완서법은 쓰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이 무언가를 실제보다 작거나 덜 중요하거나 덜 심각한 것처럼 일부러 줄여 말하는 수사법이에요. 과장법의 반대로, 부풀리는 대신 절제해서 강조하죠. 완서법은 상황의 무게와 담담한 묘사 사이에 틈을 만들고, 독자의 마음은 그 틈을 줄여 말한 것에 대한 예민한 자각으로 채워요. 이런 절제가 직접 선언하는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줄 때가 많아요.

영국 문학의 전통에는 특히 완서법이 풍부해요.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에서 화자는 단두대가 날마다 거두어들이는 목숨을 소름 끼치도록 무심한 말투로 전해요. 한쪽 팔을 잃고도 "고작 긁힌 상처일 뿐"이라고 큰소리치는 몬티 파이튼의 흑기사는 완서법의 희극적 걸작이에요. 가즈오 이시구로는 『남아 있는 나날』이라는 소설 한 권을 통째로 완서법 위에 세워요. 켄턴 양과의 관계를 담담하게 줄여 말하는 스티븐스의 서술이 그토록 가슴 아픈 건, 집사가 조심스럽게 축소한 말 아래 출렁이는 감정의 바다를 독자가 알아보기 때문이에요.

완서법은 감정이나 폭력이 극에 달한 순간에 특히 효과적이에요. 절제된 말투가 섬뜩한 대비를 이루어, 말로는 끝내 이름 붙이지 않는 현실과 독자를 마주하게 만들거든요. 헤밍웨이의 "빙산 이론"도 본질적으로는 완서법의 철학이에요. 수면 위만 보여 주고, 그 아래 거대한 덩어리는 독자가 느끼리라 믿는 거죠. 완서법을 잘 쓰려면 말과 현실 사이의 틈을 독자가 알아챌 만큼 맥락이 충분한지 확인하세요. 그런 맥락이 없으면 완서법은 절제가 아니라 무관심으로 읽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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