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포라(Anaphora)
이어지는 절이나 문장의 첫머리에서 같은 단어나 구절을 일부러 되풀이하는 수사법이에요.
마지막 업데이트아나포라는 이어지는 절이나 문장, 시행의 첫머리에서 같은 단어나 구절을 되풀이하는 수사법이에요. 첫머리 반복, 수구 반복이라고도 해요. 이렇게 일부러 되풀이하면 리듬과 강조, 감정의 추진력이 생기고, 반복할 때마다 강도가 차곡차곡 높아져요. 아나포라는 연설에서도 산문에서도 가장 강력한 도구 가운데 하나예요. 문장 단위마다 첫머리라는 구조적 자리에서 반복이 일어나니, 북소리처럼 쌓이는 힘으로 의미를 앞으로 밀고 나가거든요.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는 아마 영어에서 가장 유명한 아나포라일 거예요. 되풀이되는 구절이 희망의 고백에서 시작해 압도적인 평등의 비전으로 점점 쌓여 올라가요.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는 첫 단락 자체가 아나포라로 지어져 있어요. "최고의 시절이었고,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시에서는 앨런 긴즈버그의 〈울부짖음〉이 "who(~한 이들)"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한 세대의 경험을 쉼 없이 나열해, 반복될 때마다 그 초상에 한 겹씩 덧칠해요.
아나포라는 되풀이되는 말이 반복을 견딜 만큼 힘이 있고, 이어지는 절마다 정말 새로운 내용을 보탤 때 가장 효과적이에요. 절마다 같은 생각을 되뇌기만 하면 힘 있는 반복이 아니라 군더더기로 느껴져요. 절정을 향해 쌓아 올리세요. 마지막 반복이 가장 무게 있도록 절의 순서를 배치하는 거예요. 소설 산문에서는 아나포라를 아껴 쓰는 게 좋아요. 감정이 고조되거나 주제가 무게를 갖는 순간을 위해 남겨 두세요. 너무 자주 쓰면 효과가 묽어지고, 산문이 이야기가 아니라 연설처럼 들릴 수 있어요. 아나포라를 쓴다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아껴 두었다가, 그 한 번이 제값을 하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