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싱(Pantsing)
미리 정해 둔 개요 없이 발견하듯 써 나가며 이야기가 집필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방식입니다.
마지막 업데이트"flying by the seat of your pants(직감으로 날아간다)"라는 표현에서 만들어진 용어 팬싱은, 저자가 미리 정해 둔 계획 없이 또는 최소한의 계획만으로 시작해 글쓰기 행위 자체를 통해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떠오르게 두는 집필 접근법을 가리킵니다. 팬서는 인물 한 명이나 이미지, 상황, 혹은 한 문장에서 출발해 글쓰기가 이끄는 곳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플롯과 주제, 심지어 인물의 동기까지도 초고를 써 가면서 발견해 냅니다. 이 방식은 초고를 실행이 아니라 탐색의 행위로 다루며, 그 실천자들은 발견의 즉흥성이, 미리 계획된 이야기에서는 자칫 빠지기 쉬운 생기와 놀라움을 가진 소설을 만들어 준다고 주장합니다.
스티븐 킹은 아마도 팬싱의 가장 유명한 옹호자일 것입니다.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그는 자신의 과정을 화석을 발굴하는 일에 비유합니다. 이야기는 이미 존재하고, 작가의 일은 위에서 구조를 부과하는 대신 조심스럽게 파내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킹은 보통 하나의 상황과 인물들에서 출발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기 위해 글을 씁니다. 서사의 논리는 결국 인물의 행동에서 우러나오리라고 믿으면서요. 마거릿 애트우드 역시 자신의 과정을 이야기를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따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팬서의 경험은 종종 놀라움으로 채워집니다. 인물들이 작가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는 듯한 느낌 말이지요. 이런 경험은 설계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필연적으로 느껴지는 플롯 전개와 주제적 연결을 빚어 줄 수 있습니다.
팬싱은 기예의 부재가 아니라, 기예가 다른 자리에 배치된 형태입니다. 팬서의 초고는 보통 플로터의 초고보다 더 큰 폭의 수정을 필요로 합니다. 발견 집필이 후속 초안에서 풀어내야 할 구조적 문제와 막다른 길, 비일관성을 자주 만들어 내기 때문이지요. 팬싱에 마음이 끌린다면, 초고의 지저분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쓰면서 자꾸 수정하려는 충동에는 저항하세요. 그 충동은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을 끊어 놓을 수 있습니다. 구조적 문제는 나중에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불확실함을 그대로 뚫고 써 보세요. 많은 작가가 결국 절충적인 방식이 가장 잘 맞는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야기의 에너지와 놀라움을 살리기 위해 초고는 팬싱으로 써 두고, 그다음 구조와 페이스, 일관성을 단단히 다잡기 위해 플로터의 분석적인 눈으로 수정에 들어가는 식이지요. 핵심은 발견과 설계가 서로 경쟁하는 철학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해 주는 과정임을 이해하는 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