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티나(Sestina)
6행연 여섯 개와 3행 결구로 이루어진 39행의 시로, 행 끝 단어들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연마다 자리를 바꿔요.
마지막 업데이트세스티나는 6행연 여섯 개 다음에 3행의 결구(앙부아)가 붙어 모두 39행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프랑스 정형시예요. 정형시 가운데서도 세스티나가 독특한 건 각운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대신 여섯 개의 행 끝 단어를 되풀이하고 돌리는 규칙이 시를 다스려요. 첫 연의 각 행을 끝맺은 여섯 단어가 이후 모든 연에서 다시 행 끝 단어로 나오는데, '역행 교차(retrogradatio cruciata)'라는 정해진 순열에 따라 순서가 바뀌어요. 첫 연의 행 끝 단어에 1-2-3-4-5-6이라는 번호를 붙이면, 둘째 연에서는 6-1-5-2-4-3 순서가 되고, 다음 연들도 이렇게 소용돌이치듯 이어지죠. 결구에는 여섯 단어가 모두 들어가는데, 셋은 행 끝에, 셋은 행 안에 박혀요.
엘리자베스 비숍의 〈A Miracle for Breakfast〉는 통제된 집착을 담아내는 세스티나의 힘을 보여 줘요. 여섯 개의 행 끝 단어가 가난과 희망의 장면을 끈질기게 맴돌며, 인물들의 날마다 되풀이되는 삶을 그대로 닮아요. 에즈라 파운드의 〈Sestina: Altaforte〉는 이 형식의 군대 같은 순환으로 음유 시인의 피에 굶주린 호전성을 붙잡아요. 되풀이되는 단어들이 무기처럼 내리치죠. 현대 시에서는 조나 윈터의 〈Sestina: Bob〉이 여섯 개의 행 끝 단어를 모두 "Bob" 하나로 채워 이 형식을 기막히게 뒤집고, 세스티나의 반복 구조를 부조리 코미디로 바꿔 놓았어요. 이 예들은 세스티나의 폭이 얼마나 넓은지 보여 줘요. 시인이 어떤 행 끝 단어와 주제를 고르느냐에 따라 세스티나는 섬뜩하게 진지할 수도, 장난스럽게 아이러니할 수도, 실험적으로 급진적일 수도 있어요.
세스티나 쓰기는 여섯 개의 행 끝 단어를 고르는 데서 시작하고, 이 선택이 시의 성패를 가려요. 여러 문법적 역할과 의미 맥락에서 두루 쓰일 수 있는 단어를 고르세요. 명사로도 동사로도 꾸밈말로도 쓰일 수 있는 말이나 뜻이 여럿인 말이어야 여섯 연을 거치는 동안 필요한 유연함이 생겨요. 영어에서는 구체적인 단음절 단어가 대개 가장 잘 통해요. 세 번째로 되풀이될 무렵이면 흐릿하게 느껴질 추상어는 피하세요. 행 끝 단어를 정했다면 순환 패턴을 미리 그려 두고, 되풀이되는 단어들이 자리를 옮기며 어떤 새로운 병치와 의미를 만들어 내는지 살피며 연마다 초고를 쓰세요. 세스티나는 제약과 창의성에 관한 소중한 교훈을 줘요. 이 형식의 엄격한 요구가, 자유롭게 썼다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발견으로 시인을 이끌거든요.